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의 의미

문병술 분당소방서 현장지휘과장 소방령 | 기사입력 2011/08/22 [18:50]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의 의미

문병술 분당소방서 현장지휘과장 소방령 | 입력 : 2011/08/22 [18:50]
최근 우면산 산사태, 경기도 여러 지역의 침수를 야기한 100여년만의 집중호우로 그토록 사랑하던 가족과 재산을 잃고 망연자실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한다.
 
큰 사건사고 현장에서 빈번히 접하는 일이지만 화재든 수재든 그때마다의 씁쓸한 안타까움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도 평소 철저한 대비를 했더라면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이번일로 안전사고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는다.

 내가 일하고 있는 소방서는 하루에도 수차례 화재 및 구조․구급출동으로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사이렌 소리만큼이나 늘 바쁘고 좌우 돌아볼 겨를이 없다.

현장활동 뿐만 아니라 소방검사, 각종 훈련, 소방안전교육 등으로 수시로 출장을 나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방인력이 부족하여 특정 소방대상물 중 5~10%정도만 매년 소방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 마저도 하루에 5~10군데씩 이루어지다보니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대상도 발생할 수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검사를 실시해야할 소방대상물은 늘어만 가는데 검사할 소방 인력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물에 대한 소방검사의 소방특별조사체제로의 전환과 주택의 소화기구 및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 의무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소방 관계법령이 지난 4일 공포 됐다.

이번 법령 개정으로 소방시설을 제대로 유지 관리해야 한다는 안전의식이 확산되고 예방검사의 실효성과 건물주의 안전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법령 개정으로 건축물 전체 소방시설점검을 포함한 소방검사 제도가 특별조사 체제로 전환한다.
 
특별조사 대상은 소방 관리상 문제가 있거나 화재위험이 높은 경우, 국가적 행사가 열리는 경우 등의 사유가 있을 때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선정한다.
 
만약 특별조사를 거부 또는 방해하거나 기피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단독주택도 소화기구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령이 개정됐다.
 
단독주택에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되면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화재는 집을 비우거나 밤사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지난해 주택화재 사망자 199명 중 50.2%인 100명이 단독주택 거주자였다.
 
주택화재는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방시설 설치가 절실한 상황에서 적절한 개정이라 생각된다.

이 밖에 이번 개정안에서는 주택화재 안전강화와 더불어 지진발생시 건축물에 고정되어있는 소방시설이 진동과 충격 등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내진설계 기준을 도입하는 근거도 마련했으며 방화관리자의 명칭을 소방안전관리자로 바꾸고 소방시설 보수 요구권과 건축주의 시설보수 의무를 신설했다.

우리나라는 G20 정상회의도 개최할 만큼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 했다.

이젠 안전 분야에서도 큰 재난사고 뒤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대응이 아닌 유비무환의 자세로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을 해결한다면 보다 더 향상된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법령 개정이 시발점이 되어 일상생활 속에서 작지만 하나하나 꼼꼼히 안전에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나라가 안전 선진국이 되는 일도 멀지 않을 것이다.

이번 법령 개정이 건축물의 소방안전 강화를 위해 작지만 큰 도약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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