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전교조 입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MB정부의 일방독주 정책이 공교육의 핵심인 교육과정까지 영향을 미쳐 ‘2009개정교육과정’이 조립식 건물처럼 뚝딱뚝딱 만들어지고 발표되었다. 2007 개정교육과정을 시행하기도 전에 ‘미래형교육과정’을 만든다고 하더니, 속도전을 벌이듯 일 년도 되지 않아 ‘2009 개정교육과정’을 발표하였다.

우리는 교육과정의 자율화와 학교별교육과정위원회, 학습부담 감축과 학생의 흥미유발, 주도적 학습능력 배양,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과정의 개편방향에 동의한다. 하지만 개정교육과정은 화려한 목표와 달리 절차와 학교현실 속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다.

1. 교과부 교육과정 개정작업의 절차적 문제점

그동안 교과부는 공청회와 세미나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주장하지만 교육과정개정의 절차와 각론에 이견을 가진 단체의 입장은 철저히 배제하였다. 스스로 공청회장을 찾아간 수많은 교육주체들의 주장, 교과별 교수와 교사, 학생의 의견 및 ‘충분한 연구와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무시하였다.

2. 학교자율화를 완성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 교육과정개정

이런 이유에서 2009 개정교육과정은 현정부의 ‘학교자율화’를 완성하기 위한 도구로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다. 현정부의 ‘학교자율화’는 ‘교장에 의한 입시교육을 위한 학교학원화 조치’이다. 그 대표적 예가 ‘교과별 수업시수 20% 증감운영’이다. 이는 교과부의 ‘기대’와는 달리 입시 교육강화로 직결될 것이다. 결국 미래형 교육과정은 교육과정 자율운영이라 명목으로 ‘입시중심 교육과정 편성’을 정당화해 준 것이다.

3. 교과목수 축소에 대한 문제

과목간 특성을 고려해 논의해야 할 교과목 통합을 몇사람의 아이디어로 해치운 교과목수 축소는 독수리오형제식의 합체에 불과하다. 교과군이라는 미명으로 ‘사회’와 ‘도덕’을 ‘사회/도덕’으로 편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입시제도에 따라 필요 과목의 최소 이수마저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사회’ 교과에 도덕과 역사를 포함시켜 자칫 ‘한국사’ 학습을 원천봉쇄할 것이라는 우려도 생기는 것이다.

4. 창의적 체험활동의 문제

창의적 체험활동의 또 다른 교과화를 우려한다. 초등학교의 경우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정보통신교육과 보건교육, 한자교육 등을 지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교장의 입장에 따라 추가된 교과를 학습하는 시간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고, 특히 ‘한자’를 범교과 학습에까지 포함시켜 초등학교부터 한자교육이 공식적으로 부활하게 된 것이다. 이는 정부가 주장하는 ‘교과목수 축소를 통한 학습의 효율화’ 대신 배워야 할 교과목수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5. 집중 이수제의 문제점에 대해

교과부는 교과군, 학년군 도입을 통한 집중이수를 가능하게 했다. 이 또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집중이수제는 ‘학습의 효율성을 제고’와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팽팽한 사안이다. 또한 학생의 전출학교와 전입학교 간의 집중이수과목이 달라 발생하는 교과 미이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6. 교육과정자율화와 배치되는 일제고사 대비 강요

정부가 말하는 학교자율화에 배치되는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가 교육과정에서 가능하게 되었다. 학업성취에 대한 학교 책무성 강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지만, 전국단위 또는 시도단위 학업성취도평가는 학교를 평가과목 위주의 획일적인 교육과정으로 전락하게 할 것이다.

교과부가 발표한 교육과정개정의 ‘화려한’ 목표에 동의하지 않을 교육주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정내용은 스스로 밝히 교육과정개정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또한 고등학교와 대학입시, 그리고 성취도평가를 통한 서열화에 목매는 학교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그러기에 이번 개정교육과정은 야누스의 얼굴과 같다.

교과부가 배포한 문답자료에 유독 눈에 띄는 것은 개정교육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문제없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말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표현이다.

우리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별 기대는 하지 않는다.
기사입력: 2009/12/17 [12:05]  최종편집: ⓒ s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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